5년 전부터 시작된 종아리 통증을 하지정맥류와 연결시키지 못한 것은, 30대 초반부터 아팠던 허리 통증 (최근 디스크 변성증 진단)과 10년 전 수술한 왼쪽 무릎 (연골 찢김으로 인한 미세천공술) 탓이려니 하면서 넘겨짚었기 때문이었다. 퇴근 후 식사 준비를 위해 5분만 서 있어도 시작되는 종아리 통증으로, 매일 저녁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지 못하고 밥을 차린 후 나는 누워서 충분히 쉰 후에 통증이 조금 사그라들면 혼자서 밥을 먹곤 했다. 그렇게 무식하게 5년을 버틴 이유에는, 허리와 무릎의 질병 외에 두 가지 원인이 더 있었다.
- 일반적인 하지정맥류 환자에게서 보이는 울퉁불퉁 튀어나온 핏줄이나 혈관 하나 없이 매끈했던 피부 (실핏줄 정도는 당연한 줄 알았으니 아니었음.)
- 하지정맥류의 주 증상인 쥐가 난 적이 없었음. (한 번도 안난 건 아니고 3,4년 전에 자다가 서너 번 겪긴 했었으나 최근에는 아예 없었음.)
하지만 아무리 종아리 스트레칭을 열심히 해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최근 들어서는 종아리 뒷쪽 오금까지 힘줄이 끊어질 듯한 통증이 새롭게 찾아오면서, 이것이 단순히 허리나 무릎 질환으로 종아리가 아픈 것은 아닐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나의 뇌피셜에 대한 근거는 다음과 같았다.
- 허리 디스크로 인한 방사통이라면 일반적으로 골반과 허벅지를 지나 종아리까지 다리 전체가 저릿하거나 찌릿해야 하는데, 난 확실히 종아리 통증만 심했다.
- 무릎 수술 10년 후 무릎 통증이 계속 남아있어서 작년에 MRI를 찍었을 때 염증과 골부종은 매우 심했으나,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도 무릎이 아픈 것이 종아리에 영향을 줄 순 없다고 하셨다. 물론 통증의학과에서 진행한 오금 쪽 초음파 검사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허리와 무릎, 그것이 원인이 아니라면 그 다음으로 의심해 본 것은 족저근막염이었다. 그러나 이 역시 발 뒤꿈치 혹은 발 자체 통증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아닐 것이라고 확신했다.
결국 5년만에 생각해 낸 것이 하지정맥류였고, 병원 진료에서 초음파 검사를 한 후에 양쪽 다리 모두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3일 뒤 수술을 진행했고, 오늘이 수술 5일 차다.
하지정맥류 증상
무식하게 5년 동안 하지정맥류인줄도 모르고 그 고통을 온전히 방치하고 참아왔던 나와 같은 이들이 없길 바라며, 정말 다양한 하지정맥류 증상을 공유한다. 모든 증상이 다 나타날 수도 있지만 대개는 개인마다 1~2가지 증상만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 무겁고 아프다. - 아프다고 했을 때의 통증이란 매우 다양하다. 내 경우는 저리고 아린 통증이었고, 무엇보다 매우 불쾌하고 짜증이 났다. 어떤 이는 '쥐어짜는' 통증이라고도 한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아프고, 불편하다.' 이것이 주 증상이다. 5년 정도 지난 최근에는 걸을 때마다 오금이 심하게 땡기고 아파서 다리를 한 발 내딛기도 두려웠다. 그전까지는 저녁 시간에 종아리가 저린 느낌이 다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침이고 저녁이고 통증이 오는 시간도 길어졌다. 특히 딱딱한 바닥에 맨발로 서 있을 때 통증이 심했다.
- 쥐가 난다. - 매우 흔한 하지정맥류의 증상이다. 내 아는 지인의 경우는 자다가 쥐가 나는 것은 물론이고, 대낮에 멀쩡히 산책을 하다가도 쥐가 나서 길을 가다가도 벽에 두 손을 대고 종아리를 일자로 쭉 뻗는 스트레칭을 하여 풀어줘야 했다고 한다. 자다가 쥐가 나면 악 소리가 날 정도로 매우 괴롭고 아프다. (주로 발가락이 꼬여서 풀리지 않는 느낌)
- 가렵다. - 흔한 증상 중 하나지만, 만일 통증 없이 가렵기만 하다면 피부질환으로 의심하여 몇 년 동안 피부과 치료만 받다가 하지정맥류는 더 악화되고, 가려움은 낫지 않아 괴로운 경우가 많다. 이유 없이 가려운 증상이 지속된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야 한다.
- 혈관이 튀어나오거나 실핏줄이 보인다. - 나이가 들어 피부가 얇아지면 핏줄이 드러나 보이거나 튀어나올 수도 있으나, 하지정맥류 가능성을 아예 배제해서는 안된다. 다른 증상이 없어 남자분들 경우는 오랜 시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반드시 병원 진료를 통해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
- 매일 밤 심하게 붓는다. - 아침과 밤의 다리통 크기가 다르다면, 일반적인 부종일 수도 있으나, 아주 흔한 하지정맥류의 증상이니 반드시 검진을 받아보기 바란다. 시중에 나와있는 비타민과 같은 혈액순환제는 일시적인 도움을 줄 순 있으나 이미 하지정맥류가 있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 여기에 가족력이 있다면 반드시 하지정맥류 검진을 받아야 한다.
하지정맥류의 경우 가족력이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부모 중 한 명이 하지정맥류가 있을 경우 아들이 물려받을 확률은 30%이나, 딸이 물려받을 확률은 무려 60% 이다. 내 경우 아버지가 일흔 넘으셔서 하지정맥류 수술을 하셨다. 그리고 나는 딸이다.
부모가 모두 하지정맥류가 있을 경우, 성별에 상관없이 자식이 물려받을 확률은 무려 90%에 이른다.
하지정맥류에 걸릴 확률이 높은 사람
-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시는 분
- 장시간 서서 근무하시는 분
- 가족력이 있으신 분
하지정맥류 진단
하지정맥류 진단은 간단히 초음파로 할 수 있다.
초음파 기기를 대고 혈관이 역류하는지를 볼 수 있는데, 종아리에서 다시 올라가야 할 혈류가 심장쪽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역류하는 시간이 0.5초 이상이면 하지 정맥류 진단이 내려진다. 내 경우, 통증이 심했던 왼쪽은 역류 시간이 무려 6초였고, 오른쪽은 2.3초였다. 오른쪽은 증상은 없었지만, 진단이 내려진 만큼 수술을 하기로 했다. 6초 동안이나 피가 안 올라가고 정체되어 있었으니 얼마나 아팠을까. 아니, 그간 병원도 안 가고 버틴 나 자신이 얼마나 한심하고 안쓰러운지...
그래도 정확한 원인을 알게 되었고, 수술을 하면 나아진다고 하니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ㅠㅠ 어찌되었던 해결 방법이 있다는 것은 굉장한 복이다.
하지정맥류 수술 방법 (내가 받은 수술)
부산에서 제일 유명한 하지정맥류 병원에서 내가 받은 수술은 아래 두 가지 수술이었다.
레이저 정맥 폐쇄술 +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
두 수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나 인터넷을 통해 확인해 보면 되는데, 간단하게 말하면, 역류하는 혈관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전통적인 방식인 살을 째서 혈관 자체를 절개하는 방식은 요즘에는 잘 행하지 않는다. 이러한 방식보다 흉터를 덜 남기고, 더 효과가 좋으며, 통증이 적은 수술법이 이미 충분히 검증되어 나와있기 때문이다. 물론 급여가 되는 치료를 필요로 하시는 분들에게는 내가 받은 비급여 수술 항목 외에 다른 전통적인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사, 그리고 보험사와 충분히 상담해 보길 바란다.
레이저 정맥 폐쇄술과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 수술 비용
증상이 심했던 왼쪽은 수술비 370만원 + 수술 중 사용하게 되는 초음파 비용 20만 원 포함한 390만 원, 오른 다리는 수술비 360만 원 + 역시 수술 중 사용하는 초음파 비용 20만 원으로 총 수술금액은 770만 원이었다. 이 수술비들은 모두 비급여 항목으로, 개인 실손보험이 있어야 실비를 받을 수 있다. (가입 보험마다 보상받는 금액은 다를 수 있다.)

당연히 여기서 당일 입원을 하여 발생하는 입원비, 압박 스타킹 비용, 진료비 시 발생한 초음파 비용등은 별도로 청구된다.
최종 지불한 총 금액은 7,769,460원이었다.
실비 가능 여부
실손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거의 모든 금액을 받을 수 있는데, 내 경우 흥국화재 실손보험이 있었다. (2007년 가입) 병원에서는 흥국화재는 심사가 까다롭다고 하여 줄 수 있는 상세 서류는 다 챙겨주셔서, 다행히 신청 이틀 만에 받을 수 있었다. 어느 보험사건 준비해야 할 기본 서류는 다음과 같다.
<수술 및 입원비 청구 시 필요 서류>
- 진단서
- 수술확인서
- 입퇴원확인서
- 진료비 세부 내역서
- 초진차트 (선택)
실비 외에 수술비 지급이 가능한 다른 보험에 가입이 되어있다면 수술 특약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소액이라도 꼭 챙겨 받도록 하자. (단, 실손보험은 중복 지급이 불가능하다.)
나는 2006년도에 가입하여 이미 20년 동안의 납입이 최근에 끝난, 교보생명 종신보험이 하나 더 있다. 혹시 몰라서 찾아보니 1종 수술의 경우 40만 원의 수술비가 나오는 특약에 가입이 되어있어서 모바일로 신청을 했더니, 신청 5분 만에 입금되었다. 자신이 받은 수술이 몇 종에 속하는지는 제미나이나 Chat GPT에 물어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수술 과정
- 오전 8시 10분 내원 및 수술 부위 확인을 위한 초음파 및 수술 부위 체크
- 수술을 위한 혈압 검사와 심전도 검사 실시
- 오전 9시 입원실 입실
- 오전 10시 30분 수술 시작 - 한쪽 다리당 약 15분 소요
- 오전 11시 수술 끝
- 옷만 갈아입고 바로 입원실 복도 30분 빠르게 걷기
- 12시 점심 식사 (당일 입원은 점심 제공이 안되어, 개인이 준비해 가야 함.)
- 12시 30분 진통제 1알 복용 (간호사가 줌.) / 혈압 검사
- 1시 30분쯤 두 다리 중 오른쪽 다리에만 통증 발생. 약 2시간
- 2시 30분쯤 간호사가 압박 스타킹을 주고, 신고 나와서 10분 간 걸으라고 함.
- 3시 30분 퇴원 수속 (항생제 3일 분과 아플 때만 먹는 진통소염제, 그리고 혈액순환제가 처방됨.)
- 한 달 후로 진료 예약
- 최종 완치 판정은 6개월 후에 내려질 예정
수술 통증은 어떨까?
일단 하반신 마취나 수면 마취가 아니라, 주사나 레이저 치료가 진행될 부분 부분마다 국소 마취 주사를 놓는다. 이 마취 주사가 조금 금 따갑다. 수술 통증이라고 하면 그게 다다.
이상이 발생한 현관 부위가 어디냐에 따라 수술 부위가 허벅지가 될 수도 있고 종아리가 될 수도 있다. 그건 의사가 판단하게 된다.
영양제를 링거로 맞으면서 진행이 된다.
수술대에 누운 후 양쪽 다리를 수술하는 동안 세 차례 정도 바로 눕고, 엎드려 눕고를 반복했다. 의사 외에 수술실에 간호사만 대략 6명이 들어와서 보조를 했다. 부산에서 제일 유명한 곳인 만큼 체계적인 시스템과 깨끗한 환경, 무엇보다 환자를 안심시키는 의료진의 배려에 수술 시간이 전혀 힘들지 않았다.
이미 외과 수술을 두 번이나 해 본 나이기에 (망막박리 수술과 무릎 수술, 거기다 자연 분만 두 번까지 더해..) 하지정맥류 수술은 사실 수술축에도 끼지 못했다.

수술 경과 및 호전 양상 (계속 업데이트)
수술 당일 퇴원할 즈음 오른쪽 종아리에 상당한 통증이 있었지만 진통제를 먹은 탓인지 약 2시간 만에 사라졌다.
그리고 오늘이 수술한 지 5일째 되는 날인데, 지난 이틀 동안은 괜찮았으나 오늘 아침에 오른쪽 종아리에 통증이 느껴졌다. 하지만 20분 후 사라졌다. 간호사 말에 따르면 혈관이 굳게 되는 약 2주일쯤 지나면 상당한 통증이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하니, 냉찜질을 하거나 더 아프면 진통제를 복용하라고 한다. 실제 어느 정도의 통증인지, 다시 이 글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수술 후 주의 사항
- 수술 후 한 달 동안은 수술 부위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무조건 금주다.
- 병원에서 주는 압박 스타킹을 착용해야 한다. (수술 첫날은 잘 때도 신고 자라고 한다.)
- 찜질방, 사우나 등 온탕에 들어가는 행위가 금지된다. 이것은 수술 후에도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 스쾃나 런지 등과 같이 힘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은 하지 말고, 가벼운 걷기 운동은 좋다.
- 수술 후 나처럼 수술 부위에 멍이 더 심해지거나 통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혈관이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좀 강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하니, 이때는 냉찜질 혹은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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