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심리학 책을 집어 들었다. 집 근처 지하철 역에 있는 스마트 도서관에서 마침 대여가 가능한 책으로 이 책이 있어서 별 기대 없이 고른 것인데, 생각보다 너무 좋은 구절과 현자들의 가르침, 그리고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들의 강의들이 가득하여, 단숨에 다 읽어 버린 책이다. 지금까지 읽은 그 어떤 자기 계발서 보다 좋았던 <하버드 심리학 강의> 책에 대한 리뷰를 시작하겠다.
뻔해 보이는 목차, 뻔하지 않은 내용
스마트 도서관의 특성상, 기계 화면에서 보이는 제목과 표지, 그리고 몇 줄 안 되는 책 소개글을 보고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판기에서 책이 나왔을 때 목차와 내용을 대충 훑어보고 다시 반납을 바로 할 생각까지 했었다.
책이 나오자 목차부터 봤는데, 그렇게 신선한 내용은 아닌 듯했다. 하지만 책이 새것처럼 너무 깨끗하다는 이상한 이유로 책을 데리고 왔는데, 1장 행복부터 내용이 너무 신선하고 좋은 거다. 일단 목차를 먼저 보자.
<목 차>
1장 행복
- 당신도 행복해질 수 있다.
2장 좌절 금지
- 고난과 실패로 더 강해진 나
3장 수양
- 자신을 알아야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4장 감정
- 최고의 심리 상담사는 바로 당신이다.
5장 인간관계와 마음 얻기
- 순간의 감동으로 영원한 친구를 만든다.
6장 일과 성공
- 가장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되다.
7장 카리스마
- 어떻게 세상을 얻을 것인가?
기억에 남는 몇 장면
이 책은 다른 심리학책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여러 흥미있는 스토리 위주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긴 하다. 그런데 그 스토리들이 뻔한 이야기가 아니라 동서양의 여러 다양한 이야기들을 가져와 심리학과 적용하여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고 있다. 마치 탈무드를 읽듯, 짧지만 임팩트 있는 이야기 혹은 실험 결과들과, 하버드 심리학 교수들의 다양한 주옥같은 가르침들이 잘 혼합되어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단번에 읽을 수 있을 만큼 재미와 감동이 함께 있다.
제 1장 <행복>에서 내가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이야기를 간추려 써 보겠다.
옛날 어느 한 가난한 농부가 살았다. 농부는 가난했지만 매사에 성실하고 즐거움이 넘치는 사내였다. 산신령은 그런 농부를 보고 곁에 있던 제자에게 말했다. "상처 있는 은조로 둔갑해 저 농부의 발아래 떨어지거라. 그거 너보다 더 좋은 것을 알고도 너를 계속 돌본다면 그에게 황금을 내릴 것이다. 아니면 그냥 돌아오면 된다."
잠시 후, 농부는 온몸이 은빛으로 반짝이는 다친 은조를 발견하고 그를 데리고 와 정성껏 돌보았다. 은조는 상처가 아무는 동안 매일 농부의 곁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었다.
하루는 농부의 친구가 농부네 놀러 왔다. 농부는 친구에게 은조를 자랑했지만 친구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 아니 이렇게 아름다운 새를 보고도 놀라지 않는가?"
"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네. 나는 저번에 금조를 보았는데 정말 대단했지!"
친구가 잘난 체하며 금조의 아름다움을 자랑하자, 농부는 금세 풀이 죽었다. 그날 이후 농부는 금조를 보고 싶다는 생각에 골몰하느라 은조의 노랫소리를 듣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농부는 자신은 왜 금조를 만나지 못했는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농부는 문밖에 서서 황금빛으로 물든 석양을 바라보며 금조를 상상했다. 그러는 동안 은조의 상처가 깨끗이 나았다. 은조는 자신을 돌봐준 농부에게 상처는 다 나았지만 함께 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농부는 차갑게 말했다.
"네 노랫소리가 아름답긴 하지만, 금조의 소리와 화려함에는 못 미치지. 그러니 너는 그냥 떠나는 것이 좋겠다."
실망한 은조는 농부의 곁을 빙빙 돌다가 황금색으로 빛나는 석양을 향해 날아갔다.
저 멀리 은조가 날아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농부는 어느 순간 흠칫 놀라 숨을 멈췄다. 황금빛 석양 아래에서 은조가 금빛으로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었던 것이다.
꿈에도 그리던 금조가 바로 농부의 눈앞에서 반짝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금조는 더 멀리 날아갔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이 책은 그렇다고 현실에 안주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으며 가진 것에 감사하지 않고, 가지지 못한 것을 우러러볼 때 결코 행복을 느낄 수 없다고 말한다. 또한 행복을 느끼는 것은 개인의 실력이며, 행복해지는 것이야 말로 인간 삶의 가장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한다.
이렇게 깊은 감명을 주는 이야기들이 이 책에는 넘쳐 난다. 이야기로 말미암아 이 책이 말하고나 하는 것들이 더 깊고 쉽게 독자의 마음에 들어온다. 나는 제1장 <행복>과 제4장 <감정>에서 '존중'을 다루는 부분이 가장 감명 깊었다. 타인에 대한 '존중'은 곧 자신에 대한 존중과도 같으며, 타인과의 교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존중'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책에 있는 예문 한 가지를 더 소개하겠다.
뉴욕의 한 모퉁이 길가에서 허름한 옷차림을 하고 펜을 파는 상인에게, 지나가던 부유한 상인이 연민을 느껴, 그에게 달려가 1달러짜리 지폐를 덥썩 안기고는 돌아섰다. 한참을 가던 그는 무엇 때문인지 다시 노점상에게로 돌아와, 1달러치의 펜 몇 자루를 달라고 하여 받아 가며 이렇게 말했다. "나도 당신과 같은 상인입니다. 우리는 서로 팔고 살 물건이 있어요."
1년 후 같은 길을 가던 부유한 상인은, 바로 그 자리에서 번듯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그때의 그 가난한 상인을 만나게 되었다. 반가운 마음에 가게를 들어선 부유한 상인에게, 노점상 주인은 반갑게 맞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감사합니다. 당신은 제 자존심을 세워 주셨어요. 그때 당신이 내게 '같은 상인'이라고 말했던 걸 잊지 못합니다."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책이 넘쳐나는 요즘, 이 책은 진정한 '행복'은 결코 남들이 말하는 '성공'에서 오지 않음을 강조한다.
하버드라는 세계적인 대학교에서 심리학 강의가 세계 최초로 개설되고, 학교 자체에서도 학생들을 위한 심리학 강의에 심혈을 기울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미 남들이 성공의 길목이라고 생각하는 세계 일류 대학에 진학한 이들에게 하버드는 학생들에게 지식만을 전달하려고 하지 않았다. 학생들의 진정한 인생의 성공과 행복은 학생들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것이며, 그것이 곧 사회가 인정하 부와 명예를 가져다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는 것이라 믿었던 것 같다.
즉, 이 책은 한 개인의 심리학에 대한 지식만을 전달하는 책이 아니라, 몇 백년에 걸쳐 직접 학생들에게 가르쳐오고, 또 그들의 인생이 지대한 영향을 미쳐 왔던 중요한 이론과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인간의 행복과 사회생활을 위한 인간관계에 대한 소중한 가르침의 집약체로서 이 세상에 나온 것이다.
그만큼 불필요한 내용이 전혀 없을 뿐더라, 글자 한 자 한 자가 우리에게 꼭 필요한 내용으로만 선택되어 있다.
이 책을 보면 좋은 사람이라고는 딱히 정할 필요도 없다. 중학생 이상 정도 나이라면 이 책은 매우 유용한 인생 지침서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 책은 누구에게나 선물해도 좋은 책이라 장담한다.
만약 빌려서 보게 된다면, 집에 꼭 한 권쯤은 구입해서 보관하고 두고두고 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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