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아이들에게 교육의 목적으로 이른 나이에 학원을 보내기도 하지만, 또 많은 경우, 부부가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하원 후 아이를 학원차에 태우게 된다. 그러다 보니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하는 5세부터 남자아이들은 태권도, 여자 아이들은 미술 학원이나 피아노 학원을 처음 가게 되는데, 간혹 우리 아이처럼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처음 예체능 학원을 가는 경우도 있다. 미취학 시절과 초등학교 입학 후 학원을 가는 것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자.
시작시기 : 유아 vs 초등학생
딸 아이는 어려서부터 매우 예민하고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새 학기마다 아이도 엄마도 힘들었다. 그러니 학원을 보내는 것은 엄두도 나지 않았다. 한 번은 6세 때 아이와 함께 미술 학원을 구경만 하기로 하고 억지로 데리고 가 본 적이 있었다. 그때도 학원 안으로 들어가는 데에만 10분이 걸렸고 내부 구경은 단 1분에 끝나고 도망치듯 나왔다. 그때는 속상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지만 지나고 보면 왜 그렇게 학원을 못 보내서 애를 태웠을까 웃음이 난다.
결국 딸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 2학기 때 처음 미술학원을 갔다. 늦게 시작한 만큼 주 5일 수업을 했고, 아이는 너무나 재미있게 학원을 다녔다. 딱 2년 정도 다닌 후 부족한 수학과 영어 공부를 위해 미술학원은 그만두었다.
그리고 피아노 학원은 초등학교 3학년 12월부터 다니기 시작해서 지금 3개월째 열심히 배우고 있다. 평소 음악에 관심이 있어서 집에서 디지털 피아노를 가지고 나와 함께 조금씩 장난 삼이 치기도 하고, '최애의 아이' OST나 아이유의 '아침 이슬'과 같은 본인이 좋아하는 노래의 악보를 찾아서 프린트해 주고 계이름을 밑에다 적어주면 혼자서 열심히 쳐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용기를 내어 피아노 학원을 다녀보기로 한 것이다. 지금은 학원 가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다.
둘째 아들은 7세때 미술과 태권도를 보냈다. 다행히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거리낌이 없고, 첫째보다는 낯을 덜 가렸기 때문에 처음 시작은 수월했다. 하지만 둘 다 오래가지 못했다. 모든 아이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둘째의 경우 하원 시간이 오후 4시 30분이었는데, 학원 후 미술 학원 또는 태권도 학원을 추가로 가는 것이 체력적으로 버거운 듯 보였다. 난 두 번 말하지 않고 아이가 원하는대로 그만 두게 했다. 그런데 태권도 한 달 배워놓고 3개월이 지난 지금도 거의 매일 밤 아빠에게 태권도를 가르쳐 준다. 어쨌든 그 경험이 본인에게는 중요한 기억으로 남은 듯 하다.
결론: 아이마다 다르지만 좀 늦어도 괜찮다.
만일 아이가 미술이나 피아노 등 예체능에 관심이 있어서 적극적으로 학원을 다니고자 한다면 보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요즘은 유치원 방과후 활동을 거의 다 하고 있고, 미술, 체육, 피아노 혹은 태권도나 발레 등 다양한 예체능을 배우기 때문에 '보육'의 목적이 꼭 아니라면 굳이 억지로 보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떤 부모님들은 초등학교 가서는 학습을 위주로 학원을 다녀야 하기 때문에 예체능을 배울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 말도 맞다. 딸 아이 같은 경우 연산과 영어 과정을 배우기 위해 매일 눈높이러닝센터를 다니고 있는데, 일주일에 2일은 두 과목을 연달아 들어야 한다. 피아노 수업은 그래서 그날은 피해서 다니고 있는데, 만일 3가지를 하루에 다 하게 되면 아이가 무척 힘들어할 것이다.
눈높이 런닝센터 후기 2년 다닌 후기 글 바로가기>>>
눈높이러닝센터 초등 영어 수학 2년 후기 | 몰리의 블로그
첫째 아이는 유독 한글도, 숫자도, 요일도, 방향도 깨치는 데 오래 걸렸다. 초등학교 1학년이 다 지나도록 까지도 숫자 100까지 제대로 읊지 못했고, 초등학교 3학년때도 왼쪽 오른쪽을 헷갈려했
piunada.com
유치원 다닐때 부터 피아노를 시작했다면 지금쯤 실력이 꽤 늘었겠지만, 지금까지 다니고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술 학원도 2년 다니고 나니 이제 본인이 스스로 집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기를 하면서 많은 시간을 혼자 즐기면서 보낸다. 미술학원 2년 동안 배운 여러 스킬들을 자연히 적용하게 되니 스스로 그림을 그려도 성과물이 괜찮은지, 성취감도 느끼고 그 시간을 행복해한다.
피아노도 마찬가지다. 초등학교 3학년 겨울에 처음 배웠으니 남들보다 늦은 것은 사실이지만, 자발적으로 선택한 배움에 흥미가 붙으니 실력도 쑥쑥 늘고, 점점 어려워지는 학교 학습 과정 속에서 나름의 힐링하는 법을 배우게 된 것이다.
초등학교 3학년까지는 새로운 예체능을 배우기에 절대로 늦지 않다. 초등학교 입학후에는 어느 학원엘 가더라도 본인보다 더 훌륭한 실력의 꼬맹이들을 만나게 되겠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스스로의 모습에 진정한 성취감과 배움의 기쁨을 느끼기에는 초등학교 입학 후가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예술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이다. 굳이 이유를 찾으라면, 말로 표현하기 힘든 자신을 예술로써 표현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에 큰 도움이 된다. 미술이나 피아노 배우기를 거부하는 우리 아들과 같은 아이도 분명히 있겠지만, 그 아이에게는 또 다른 자신만의 힐링 분야가 분명 있을 것이다. (유치원 방과 후 과정에서 배운 드론을 초등학교 방과 후에서도 계속 배우기 위해 등록을 해 놓았다.)
'나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4인 가족 가필드 더 무비 영화 관람 후기 (CGV 할인 받는 법) (0) | 2024.05.21 |
---|---|
초등학생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 (0) | 2024.05.04 |
맞벌이 부부의 부모님 도움 없이 초등자녀 돌보기 (2) | 2024.02.29 |
층간소음 피해 사례와 현명한 대처방법 (0) | 2024.02.29 |
도마 종류별 특징과 올바른 도마 소독 방법 (2) | 2024.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