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종류별 특징과 올바른 도마 소독 방법

도마 종류별 특징과 올바른 도마 소독 방법

주방 용품을 선택할 때는 디자인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안전성'이다. 유독 물질은 없는지, 살균이 가능한지, 항균 처리가 되어있는지 등, 우리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을 요리하는 도구인 만큼, 조리 기구와 도구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도마의 경우, 나뭇결의 무늬가 그대로 살아있는 수제 원목 도마와 삶는 것이 가능한 실리콘 도마, 가볍고 저렴해 자주 교체가 가능한 플라스틱 도마 등 그 재질도 매우 다양하다. 이들 중 어떤 도마를 선택하는 것이 우리 식탁의 먹거리 안전과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지 알아보자.

1. 원목 도마 

나뭇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원목 도마는 직접 수제로 제작할 수도 있어 뛰어난 디자인은 물론 선물과 소장의 가치가 높다. SBS 미운 오리 새끼에서 가수 이상민이 애지중지하던 도마가 한때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물에 약한 나무의 재질의 특성상, 평소에는 실리콘이나 플라스틱 도마를 쓰면서 나무 도마는 단지 소장만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가수 이상민이 방송에서 보여준 고급 원목 도마는 장단점이 있다.

미국 농무부 (USDA)에서는 나무 재질 사용을 권고하고 있진 않다. 나무 도마는 일반 플라스틱이나 실리콘 도마와 달리, 표면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구멍들이 있는데, 이 구멍으로 오염물질이 침투할 경우 제대로 씻어내도 잔여물이 남는다는 것이 그 이유다. (단점)

캄필로박터균이나 대장균과 식중독 원인균이 나무 도마 표면의 구멍에 적게는 2시간부터 길게는 며칠씩 생존할 수 있다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의 연구도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연구도 있다. 나무 도마의 항균력이 플라스틱 도마보다 강하다는 것인데,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팀이 나무 도마와 플라스틱 도마의 살균력을 비교한 결과, 살모넬라균, 대장균, 리스테리아균 99.9%가 몇 분 지나지 않아 양쪽 모두 사멸했는데, 그 감소 속도와 감소된 균이 나무 도마 쪽이 더 월등했던 것이다. 이는 이라크 모술대 생물학과 연구자가 진행한 실험의 결과와도 동일하다. 이들은 다진 고기, 생닭, 채소를 각각의 도마 위에 올린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균의 수를 검사했더니 나무 도마 쪽의 살균이 더 잘 이뤄졌다는 것이다. (장점)

 

이렇듯 위생의 측면에서 원목 도마는 상반된 연구 결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최대한 보완하기 위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평생 사용하는 원목 도마 관리법 

01. 올바른 오일 코팅 

원목도마는 구매 후 가장 먼저 오일코팅을 해야 한다. 오일을 먹은 도마는 칼집이 덜 생기고 음식물 스밈이 적기 때문이다. 단, 전용 코팅 오일을 사용해야 하며, 시중의 오일을 사용한다면 포도씨유 혹은 들기름으로 하는 것이 좋다. 단, 올리브유는 상온에서 완벽하게 건조되지 않기 때문에 도마를 썪게 만드므로, 절대 사용하면 안 된다. 오일 코팅 후에는 1~2일 정도 건조시켜 주고, 2~3개월 주기로 해주는 것이 좋다. 

 

02. No 주방 세제, No 베이킹 소다, 굵은소금으로 세척 

원목 도마는 주방 세제나 베이킹 소다를 사용해서 세척해서는 안된다. 세제의 화학성분이 도마에 스며들 수도 있고, 물기 있는 도마와 베이킹 소다가 만나면 곰팡이가 핀 것처럼 색이 변할 수도 있다. 

따라서 원목 도마를 씻을 때에는 굵은 소금으로 도마의 표면을 잘 문지른 후 미지근한 물과 구연산(2 숟갈)을 섞은 용액으로 닦아 내는 것이 좋다. 

 

03. No 철 수세미, No 끓는 물 

도마를 세척할 때는 절대 철 수세미로 표면을 문질러서는 안 된다. 철수세미는 도마에 스크래치를 남기고 표면을 거칠게 만들어 수명을 단축시키고 칼질을 힘들게 만든다. 부드러운 행주나 수세미로 닦아내야 한다. 

또한 나무 자체가 뜨거운 물에 취약하므로 원목 도마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은 물로, 여러 겹으로 접착하여 만든 집성목 도마의 경우 접착 기능이 떨어져 변형될 수 있다. 

 

04. No 햇볕 건조 

원목 도마 관리의 핵심은 사용 후 완벽하게 건조하는 것이다. 원목 도마가 수분을 머금고 있으면 곰팡이 및 세균 번식, 변형의 위험이 있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살균과 빠른 건조를 위해 햇빛에 건조시키는 것은 금물이다. 갑작스러운 햇빛으로 인해 원목 도마의 수분이 급격히 날아가게 되면 휨이나 갈리짐 등의 변형이 오기 때문에,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려주는 것이 좋다. 

2. 실리콘 도마

아이가 있는 집이나 40대 이하 젊은 주부들은 대부분 실리콘 도마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일단 삶아서 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전자레인지나 끓인 물 소독을 위해 실리콘을 선택하는 분들이 많다. 식기 세척기 사용도 가능하며, 돌돌 말아서 보관할 수도 있는 장점도 있다. 또한 썰어놓은 재료를 바로 들어서 냄비로 옮기기에도 편리하다. 

 

하지만 실제로 실리콘 도마를 주기적으로 소독하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칼집으로 인해 흠집이 생기기 때문에 주기적인 교체도 필요한데 대략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한 번 이상은 교체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렴하고 가볍기 때문에 가장 많이 애용하는 실리콘 도마

3. 플라스틱 도마 

플라스틱 도마는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없고, 액체가 스며드는 재질이 아니기 때문에 세척이 수월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플라스틱 도마에서의 자연 살균력은 나무 도마에 비해 떨어진다. 

무엇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최근 발견된 플라스틱 도마에서의 미세 플라스틱이 음식과 함께 우리 몸으로 흡수된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학술지 '생태독성학 및 공중보건'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플라스틱 도마 위에서 잘게 자른 당근에서 무료 1,114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물론 도마에서 발생되는 미세 플라스틱의 양이, 우리가 일상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흡수하는 미세 플라스틱의 어마어마한 양의 단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당장 플라스틱 도마를 다른 재질료 교체한다고 해서 우리가 미세 플라스틱 섭취를 유의미하게 줄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얼마나 우리가 직간접적으로 많은 미세 플라스틱을 체내로 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경각심은 더욱 가져야 할 필요는 있다. 

흠집과 변색으로 오염된 플라스틱 도마

도마의 선택보다 중요한 것은 관리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걱정으로 나무 도마를 선택하는 것이 안전한 대안처럼 보이지만, 나무 도마 역시 미세한 구멍이 많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와 보관이 필요하며, 이왕 선택한다면 구멍이 적은 대나무 도마가 더 위생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또한 도마 재질의 선택보다 중요한 것은, 각 재질의 특성에 맞는 관리를 해 주는 것이다. 나무 도마에 대한 관리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따라 하고, 플라스틱이나 실리콘 등 다른 재질등의 경우는 향이 없는 락스(염소 표백제) 1 티스푼과 물 4L를 희석한 용액을 도마에 충분히 쏟아부은 뒤, 몇 분간 방치하다가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헹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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